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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생각하다

내가 스마트폰에 묻은 먼지와 이물질, 더러운 액정에 집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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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스마트폰에 묻은 먼지와 이물질, 더러운 액정에 집착하는 이유

 
 
어느 순간부터 나는 스마트폰에 묻은 먼지난 이물질, 액정이 더러워지면 닦고 또 닦고를 반복적으로 한다.
강박증이나 결벽증이 있는 것처럼 폰을 닦아내곤 했지만 정작 나는 그렇게 주변이 깨끗한 편도 아니고 청소를 잘하는 편도 아니다.
(근데  몸은 또 엄청 깨끗이 씻는다) 그냥 일반적인 보통의 사람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나는 왜 그렇게 폰의 더러움에 집착해서 조금의 먼지도 허락하지 않을 것처럼 닦아 되는지.
그 시작은 아마도 예전 기억도 가물가물한 아저씨의 폰이 깨끗하지 못함에 나의 인상이 저절로 찡그려졌고
좋지 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날에 내 폰을 보면서 내 폰도 저러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더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
여러 가지로 생각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조금의 먼지에도 폰을 닦고 또 닦기 시작했다.
그런 결과 폰은 정말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됐고 가끔은 떨어뜨려 조금의 흠집은 있지만 많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냥 봤을 때는 거의 새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겉은 깨끗할지언정 폰 속은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폰의 문제인지 겉만 신경 쓰다가 관리를 하지 못한 내 탓인지 모르겠다(내 탓이 클 것이다)
어쩌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A/S 받는 게 귀찮아 그냥 사용했고 돈을 들여 고친다는 것이 그리 유쾌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 후로 2번의 폰 교체가 있었고 겉은 멀 정했지만 고장 난 폰은 팔지도 못하고 어떻게 처리할 수 없어 유물처럼 애물단지가 되어서 집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
 
 내가 그렇다. 남들에게 비치는 나의 겉모습만 신경 쓰다가 많은 것을 잃었고. 살아가는 지금의 삶에 있어서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며 겉사람만 챙기다가 속 사람을 챙기지 못한 나는 곁에 사람이 사라졌다. 어쩌면 무엇인가의 부족함으로 오는 방어기제였든 무시당하지 않으려는 일종의 반항심의 하나였든.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모든 것들이 원인이고 이유였고 지금도 나에겐 적용되는 말로 이어지고 있다. 나는 여전히 나의 삶에 겉사람을 더 신경 쓰고 있고 부족한 무엇인가에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속 사람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결국 끝엔 겉사람에게 내어 주고 만다.
모르겠다. 
그냥 나는 이 모든 것들을 어리석음의 소치로 여기며 살아가려고 한다.
지금까지도 많은 좌절을 맛보았고 실패했으며 게으름으로 많은 것을 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크게 변화하진 않을 것 같다.
지금으로선 그렇다.
하지만 사람이란 것이 어찌 변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강하게 보이셨던 아버지는 지금은 힘없이 흔한 할아버지가 되었고 어머니도 늙어 힘이 없으시며 주변의 많은 사람들도 좋게든 나쁘게든 변화를 맞았다.
나도 역시 변화할 것이고 느릴 순 있겠지만.

그때에는 뒤를 돌아보았을 때 겉사람이 아닌 속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